매일 글
욕심과 나
*!*b
2023. 1. 23. 23:44

욕심과 거리두며 살아온 것 같다.
가까이 갔다가 실망할까봐, 꽁꽁 숨겨둔 탐욕스러운 본심을 들킬까봐, 내 욕심이 안 좋은 방향으로 누군가를 자극하게 될까봐, 길 없는 곳으로 상상력이 마구마구 뻗쳤다.
일종의 알리바이다. 내 분수를 보다 작게 측량하고 '이만큼이면 됐지, 더는 욕심이야. 충분해.' 적당히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하나를 가지면 하나는 포기해야한다. 실체가 있는 것일 수도,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가진 하나 이상을 내놓아야 새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그랬다. 공짜가 없었고, 어쩌다 거저 주웠다고 생각한 건 틀어진 방향에서라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도전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무섭다. 가만히 있으면 제로지만 하면 체력도, 돈도, 시간도 모두 다 잃을 수 있다. 얼마 전 만들다 까맣게 타버린 쿠키처럼 실컷 자원은 다 써놓고 망할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이 생긴다는 말만 보고 달리기엔 난 그렇게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고민이 된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가진 걸 다 내놓고 판을 벌릴 배포도 없다.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이번엔 기회가 온 것 같다. 패배의식은 버리고 다시 시작할 터닝 포인트, 분기점, 분수령, 전환점 뭐 그런 거.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