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수능연기에 대한 생각

*!*b 2017. 11. 15. 23:07
2년 전에 수능을 코앞에 둔 시기였다. 한 친구가 수능전날에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수능 취소 되겠죠?라고 선생님께 묻자 선생님은 전쟁이 일어나도 수능은 치룰 것이라고 얘기하셨다. 모두가 그 말에 아쉬워하면서도 수긍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수능'이라는 첫 사회입성의 이벤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에 공감한 것이다. 아마 우리의 가치가 성공, 명예, 출세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러한 풍토는 사회 전반적인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모두는 '낙오자'가 되지 않기위해 수능에 목숨을 걸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수능을 강행할 것을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 사회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항의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수능 연기는 출세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상적인 사회가 된 것 같아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수능을 애타게 기다려온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연기가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혹시 모를 여진과 사고대비를 위한 것임을 그리고 생명보다 중요한 게 없음을 알아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