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낡음

*!*b 2018. 1. 28. 22:26
모든 것은 낡는다. 내가 아끼는 것들은 특히나 빨리 '낡음'이 오는 느낌이다. 좀 더 내 옆에서 나와 함께 했으면 좋겠지만 사람손을 타니 금방 헤져버리고 만다.

차라리 다시 살 수 있는 것이라면 조금 아쉽고 말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더 많다. 내 정신, 내 젊음, 내 마음이 그렇다. 이 소중한 것들이 천천히 낡고 세월에 취해 흩어져 버릴 것만 같다. 다시 살 수도 없고 만들 수도 없는 성질이라 아쉬움보다 짙은 공허함이 몰려온다.

가장 진취적이고 앞시대에 서있다고 생각했던 내 사상이 '낡은 것'이 돼버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찔하다. 틀렸다고 평가받을 게 무섭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계속 전진하고 있기에 나는 낡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언제나 뜨거울 수 없고, 언제나 새것일 수만은 없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늙음, 죽음과 같은 모든 종류의 낡음을 견뎌내야하고 또 기록될만한 낡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