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짠함

*!*b 2018. 9. 11. 23:30
자고 있는 동생을 볼 때면 왠지 모를 짠함이 몰려온다. 그래서 동생이 눈 떠있을 때 했던 못된 행동이나, 말이 모두 용서가 된다. 그리곤 앞으로 더 잘해주겠다 다짐하곤 한다. 물론 동생이 눈을 뜨면 내가 했던 다짐은 모두 흩어지고 없어지지만.
동생이 자꾸 나와 엇갈려 틀어지는 것도  내가 어렸을 때 항상 차갑게 군 까닭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4살이나 어린 동생을 단 한번도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다. 물론 말이나 행동도 다정치 못하다. 나도 참 모질다. 18년 동안 안아줄 수 있는 기회는 참 많았는데. 일주일만 지나도 기억하지 못할 이유로 치고 박고 싸우기나 하고. 한심하다.
동생이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고 탓할 필요가 전혀 없다. 모든 것이 인과응보다. 잠든 동생을 몰래 쳐다보며 짠함을 느끼는 이유도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언니로서의 역할을 다해내지 못한 죄책감.
죽기 전에 한번은 꼭 따뜻하게 안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