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병
*!*b
2018. 10. 9. 23:29
할머니가 암수술을 하셨다. 문병 두번을 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프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손을 꽉 잡는 것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손에 힘을 주는 것 마저 힘드셨는지 정말 간만에, 내 기억상 처음 맞잡은 손을 곧 놓으셨다.
내 기억에 할머니는 언제나 건강하셨다. 할머니와 큰 애착관계가 형성돼 있진 않았지만 어렸을 적 몰래 어두운 방에서 그 많은 손주들 중 나만 용돈을 챙겨주시며 나에게 '특별한 손주'라는 경험을 만들어주신게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엄마에게 들으니 엄마도 어렸을 적 항상 다른 자매형제들 몰래 할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손에 쥐어주시곤 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자매형제들 역시 그런 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곤 했단다.
가난 속에서도 자식들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한 지혜로운 행동이 짠하면서도 사랑이 묻어나온다. 할머니는 좋은 엄마였던 듯 싶다.
그렇게 없는 살림에서도 좋은 엄마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할머니는 자식이 자식을 낳자 할머니가 되고 시간이 흘러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병을 얻게 되었다.
고통없이 시간의 흐름대로 살다 죽는 게 삶의 전부였을 노인에게 병은 꽤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할머니가 병을 앓으며 오래 사시기 보다는, 아프지 않으셨음하는 마음이 크다. 부디 할머니께서 남은 항암치료를 잘 견디셨음 좋겠다.
할머니는 손에 힘을 주는 것 마저 힘드셨는지 정말 간만에, 내 기억상 처음 맞잡은 손을 곧 놓으셨다.
내 기억에 할머니는 언제나 건강하셨다. 할머니와 큰 애착관계가 형성돼 있진 않았지만 어렸을 적 몰래 어두운 방에서 그 많은 손주들 중 나만 용돈을 챙겨주시며 나에게 '특별한 손주'라는 경험을 만들어주신게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엄마에게 들으니 엄마도 어렸을 적 항상 다른 자매형제들 몰래 할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손에 쥐어주시곤 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자매형제들 역시 그런 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곤 했단다.
가난 속에서도 자식들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한 지혜로운 행동이 짠하면서도 사랑이 묻어나온다. 할머니는 좋은 엄마였던 듯 싶다.
그렇게 없는 살림에서도 좋은 엄마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할머니는 자식이 자식을 낳자 할머니가 되고 시간이 흘러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병을 얻게 되었다.
고통없이 시간의 흐름대로 살다 죽는 게 삶의 전부였을 노인에게 병은 꽤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할머니가 병을 앓으며 오래 사시기 보다는, 아프지 않으셨음하는 마음이 크다. 부디 할머니께서 남은 항암치료를 잘 견디셨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