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발자취 밟기

*!*b 2018. 11. 28. 22:29

그리운 사람의 발자취를 발견하게 되면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 잘 살고 있는 순간 내뱉어지는 안도감이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소식을 알고 싶다. 설령 그게 달갑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나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임에도 왜 이리 걱정이 생기는지 잘 모르겠다. 제 밥그릇도 챙길까 말까하는 주제에 말이다.

묻고 싶은 말이 태산이다.

어떻게 알았어요, 어떻게 거기까지 가셨어요, 왜 가셨어요, 거기가 나아요 여기가 나아요

근데 하나같이 다 물을 수 없는 말들 뿐이다. 내 주제가 그렇다.

자괴감에 빠져서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나는 돕고 싶은 사람을 돕는 일도, 묻고 싶은 말도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답답한 나'를 알아달라며 들리지 않을 고함을 글로 내지르는 일뿐이다.

아이들은 가끔 나에게 인생을 성찰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오늘은 악의없는 "선생님은 왜 살아요?"였다.

나는 왜 살까. 왜 살면서 돈과 시간을 바쳐가며 학교를 다녔고, 친구를 사귀었으며, 지금 왜 여기에 있을까. 할 수 없는 일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해도 되는 일보다 많은 답답한 삶을 살면서 왜 나는 살아있을까.

아이들에겐 죽지 못해 산다고 했다. 너무 솔직했나 싶다.

나는 지금 슬프거나 괴롭거나하지 않다. 인생에 고민은 원플러스 원처럼 따라 다니는 존재이기에 이제는 그러려니하고 담담해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