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하다
말을 할 때는 일정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기쁘거나 화나거나 짜증나거나 하는 감정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것은 감정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성은 언제나 옳고 감정은 비판받기 쉽상이다.
이성이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좋은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목조목 따지는 것은 재밌있는 일이지만, 요즘은 갑갑하다. 논리라는 게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어느 새 그 세상 속에 갇히고 마는 그런 딜레마가 있다.
선악의 경계가 흐릿해져 내가 선인지 악인지 조차 잘 모르겠다. 내 세계를 의심하기 시작하니 무력하기 그지 없다. 나아가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왠지 힘이 쭉 빠져버린다.
좀 더 어렸을 땐 외부로부터 오던 자극, 지적 자극같은 게 꽤 오랫동안 지속됐던 것 같은데 이제 한달을 넘지 못한다. 점점 무감각해진다. 이러면 안되는데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데 반도 못왔는데 벌써 이런 경험을 하다니 막막하기만 하다. 자극에 대해 무뎌졌지만 겁은 더 많아져버렸다.
인간으로 태어나 악인으로라도 이름을 남기고 싶은 그런 욕망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조용히 소소한 일만 하고 일상 속 행복을 느끼며 공기처럼 살다가 떠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줄 알았더니 친구도 마찬가지랜다. 유명세를 떨치고 싶은 욕망이있는 반면 그냥 이렇게 작은 행복만 추구하며 사는 것도 괜찮겠다 그렇게 생각을 한단다. 사람사는 거 다 똑같다는 말을 이럴 때 하는 듯하다.
언제쯤 어른이 될련지... 아직 한참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