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어설픈 마무리
*!*b
2017. 6. 5. 22:28
항상 마무리가 어설픈 편이다. 학원을 다닐 때도 잠깐 쉰다고 한 말이 마지막이었던 적이 많다. 또 인생에 몇 없는 특별한 기념일인 졸업식에서는 사진 몇 장 남기고 뭐가 그리 급한지 서둘러 학교를 떠나기 일수였다.
드라마나 영화는 끝까지 잘 보는데 스스로가 마지막의 주체가 되어버리면 그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다.
마지막은 후련하기보단 섭섭하다. 다시는 그 시간과 환경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니까.
그래서 마지막을 마지막답게 보내는 일이 나에게는 너무 어렵다. 종강은 행복하지만 공유한 수업시간이 영원히 내 기억 속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은 슬프다.
생생히 움직이던 시간이란 생명이 제 목숨을 다한 것 같아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향수가 너무 짙다.
받아들여야 함을 잘 알면서도 의식을 통제하기란 꽤나 힘이 든다. 언제쯤 이 치기어린 투정이 끝이 날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