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저녁을 먹다가

*!*b 2020. 9. 2. 23:59

아빠가 엄마에게 장모님 작년에 돌아가셨지라고 물었다. 나는 아니 재작년이라고 답했다. 엄마는 작년이라 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작년이 맞았다. 고작 1년 겨우 지난 일이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덧붙였다. ○○이가 작년에 그렇게 됐잖아.
사촌 동생은 작년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나는 곱창을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는 숟가락을 내려놨다.
아빠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시간 빠르구만 한마디를 내뱉었다.
사실 사촌 동생과 이런저런 사정으로 십년 넘게 왕래가 없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며 살아왔는데 갑작스레 날아온 소식은 비보였다.
원래도 안 보고 살아서 그런지 왠지 아직도 그냥 조용히 살고 있을 것 같다.
살아있을 땐 그 애 생각 한 번 안했는데, 떠나보내니 더 생각이 난다. 금방 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