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어려운 세상

*!*b 2017. 6. 23. 23:32
복잡한 세상을 간단하게 정리해준 것은 '분류'라고 생각한다.
개념을 나누고 이념을 나누고 성별을 나누어 보기 좋은 "정돈된 세상"을 만들었다. 정돈된 세상에서는 뭐든지 간단명료해야 대중에게 수용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다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분류사이에 미묘한 '걸침'이 생겼다. 진보이기도 하고 보수이기도 한 아리송한 존재나 여성이기도 하고 남성이기도 한 중성적인 존재가 세상 밖으로 헤엄쳐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1+1=2와 같이 명료하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명료하지 않다는 것은 혼란스러운 것이다. 왼쪽이 아니면 오른쪽이다라는 흑백논리가 매우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체계에 들어맞지 않는 존재들은 무시하거나 배제한다.

이제는 사회가 조금씩 다양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나 나아가야 할 길이 구만리다.

둘 중에 하나의 선택지를 강요하는 것은 분류사이에 걸쳐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성격은 흔히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나 내향적이다 외향적이다로 쉽게 재단되고는 한다. 그래서 나는 내 분류를 찾지 못했다. 긍정과 부정, 내향과 외향 모두 걸쳐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하나의 성향만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간단명료한 사회의 기조에 맞추어 억지로 긍정이나 부정의 옷을 '나에게' 욱여 넣으려했다. 욱여 넣지 않으면 배제되거나 별종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성을 무시한채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획일화시키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어렵게 나를 설명하더라도 사회가, 나를 공유하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