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팔리고 싶지 않은데요?

*!*b 2021. 2. 20. 23:35

취업을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이 '면접'이다. 신입사원다운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총기있는 눈빛을 내뿜으며 첫마디부터 마지막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달달 암기했지만 면접이 '대화'임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말하기를 구사하면서 돌발적이거나 예의 없는 질문에도 유쾌한 멘트로 면접관을 웃길 줄 아는 그런 센스를 보여줘야 면접에 통과할까 말까한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셀링포인트를 잘 어필해야 한다. 셀링포인트, 좋게 말하면 내 장점을 표현하는 능력이 될 수 있고 나처럼 나쁘게 생각하면 날 예쁘게 포장해서 가치 있는 상품인냥 보여주는 거다.
수험생 시절에는 내가 1등급 2등급 찍혀나오는 도축된 돼지같다는 생각을 했고, 요즘엔 내가 토익, 컴활, 한국사 등 인증마크를 달고 나온 공장의 제품같다는 생각을 한다.
인증된 취준길이라도 걷자, 하는 취준생들의 불안을 각종 자격증 '업체'들은 너무 잘 알고, 잘 이용한다.
취준생들도 업체들의 잇속을 모르는 게 아니다. 속더라도 불안한 마음을 좀 달래는 게 더 간절하기 때문에 참는거지.
나는 결국 공장발 상품이되겠지만, 아니 되고 있는 중 이지만 내 마음은 한결같이 외치고 있다. '팔리고 싶지 않은데요?'라고. 값싼 자존심이라도 팔기 싫은 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