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저러니해도 내 마음은 약하디 약하다는 걸 깨닫는 하루다. 애기도 아니고 그냥 말에 왜 이렇게 큰 의미부여를 하는지... 상대가 잰 말의 무게 만큼만 받아들이면 될 것을 이리 저리 파헤지며 '도대체 의도가 뭘까...?'라고 찝찝해하는 자신이 좀 안쓰럽다. 나이가 먹음이 곧 마음이 단단해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걸 나를 통해 배운다. 내 성격상 대놓고 남한테 핀잔을 주지 못하는 게 좀 한이긴 하다. 어떨 땐 한 없이 무념무상이다가 어떨 때는 딱 한 마디에 꽂혀서 소리없는 울음을 터뜨리는 자신에 실소가 난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방어할 수 있도록.
학교 과제를 하다보면 (제일 자신있어 하면서도) 글을 쓰는 일에 질러버려서 퇴고를 엉망으로 하게 된다. 한 번 열심히 읽으면 될 걸 그게 힘들어서 조사를 틀리거나 주어와 서술어가 어울리지 않게 마무리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한다. 여유가 생긴 후 (의미없지만 나름 완벽주의...) 제출기한이 끝난 과제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실수가 눈에 띤다. 그럴 때마다 숨이 턱 막히는데 이게 습관이 됐는지, 내가 쓴 글을 읽을 때마다 '어디서 또 틀리지 않았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심장이 요동질친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은데 그냥 나혼자 난리다. 자신있는 분야에서 만큼은 티끌조차 남기고 싶지 않은 인간의 욕심일까. 사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으면서도, 누가 내 글을 시간내서 심지어는 돈까지 내면서 읽어줄까하는 의구..
엘지 그램은 가볍지만 외장 스피커가 좋지 않아, 온라인 강의를 들을 때면 하루 종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어야하는데 덕분에 귀가 집중적인 소리포화에 고생하는 중이다. 온라인 강의의 특징은 교수님들이 사설을 거의 말씀하시지 않고 정말 딱 수업내용에만 충실하다는 거다. 가끔 그냥 교수가 아닌 어른이나 선생으로서 자극되는 말이나, 응원 혹은 위로 같은 말을 듣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 대다수의 강의가 정말 딱 '강의'만 하니까 좀 아쉽긴 하다. 그래도 다행히 7개의 강의 중 한 과목이 철학 수업이라 교수님께서 현실 사회에 관한 말씀을 해주셔서 위안이 된다. 그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많은 문장 중 한 문장이 내 귓속을 맴돈다. 고대 그리스의 정치를 설명할 때였나, "예나 지금이나 있는 집 자식들이 배움에 유리하다"고..
가는 시간에 너무 몸을 맡겼는지 오늘이 5월 1일이란걸 친구가 알려줘서 알게 됐다. 2020년... 속절없이 흐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맘을 쏟기로 다시 한 번 되새김질 하는 하루였다. 속 좁은 나란 인간은 주면 받고 받으면 주는 게 제일 좋다. 물건 뿐만 아니라, 마음도 대화도 오고 가야 서로 이해도 높아지고 유대감도 높아지게 때문이다. 좁은 인간 관계지만 그래도 느슨해져 아무짝에도 쓸 때 없는 관계일 바에야 가끔은 칼같이 자르는 결단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좁지만 깊게. 뭐 이것도 그냥 지나가는 생각일 뿐일 수도 있다. 가볍고 쉬운 문제도 가끔은 기분전환으로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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