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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이 일하던 여사님이 발주 실수로 부천에 있는 다른 지점에서 빵을 가져와야 한다고 하셨다. 그 지점이 우리집에서는 가까운 편이었지만 여사님 댁에서는 먼 편이라 가뜩이나 퇴근도 늦는 여사님이 "집에 도착하면 열두시겠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갈등이 시작됐다.

마음 한 편에서는 '집 가까운 네가 대신 가주면 여사님은 금방 퇴근하실거야', 다른 한 편에서는 '다리아프고 일초라도 빨리 집에 가는 게 나아. 넌 알바일 뿐이야'

내가 도울 수 있다고 말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내 입이 나도 모르게 우리집에서 그곳이 가깝다고, 도와드려도 괜찮겠냐고 말해버렸다. 하... 다음 날 결국 여차저차 십분 일찍 나가 빵을 픽업해오게 되었다.

나도 가끔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일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살면서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몸둘바 모르는 친절을 받아본 적 있으니까 나도 가끔은 대가없는 호의를 베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려고 하니까 왠지 하늘이 나를 돕는 기분이랄까.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 같다.(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잔잔한 행운같은 것..)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 했다. 만원을 1번 줍는 것보다 천원을 10번 줍는 것이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큰 것은 아니지만 내 것을 나누며 많은 행복을 만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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