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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픈 걸 싫어한다는 명제가 항상 옳지는 않다. 고통을 즐기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기 때문이다. 상처가 미처 아물지 않은 딱지를 억지로 뗀다던가, 식도가 아릴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는다거나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고통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종이 가장자리에 얕게 베인 상처라도 생기면 대량 출혈이라며 엄살을 떨 정도다.
그런 내가 최근에 발견한 게 있는데 종이책을 오래봐서 뻑뻑해진 눈의 상태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찔리거나 베여서 생기는 상처는 아니지만 피곤한 상태를 두고 흡족한 기분을 느낀다는 게 나답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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