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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두 번째 면접

*!*b 2021. 7. 1. 21:26


집밖을 나서기 전에 기분이 안 좋았다. 더운 날씨 탓은 아니었다. 내가 평가받아야하는 입장이라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였다. 취준생 6개월차, 평가당하고 선택당해야 하는 '입장'이 아직도 어색하고 가끔은 반발심마저 든다.

나는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낼 정도로 화려한 화술을 갖지도 않았지만 애초에 과장하고 꾸며낸 이야기들을 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투박하더라도 솔직한 게 내 취향이다.

내 친구 A는 직접 신문사 면접관이 돼 내 면접 연습을 도와줬다. 면접을 직접 봐야하는 나보다 준비도 많이 했는데 예리한 질문을 쏟아냈다. 틀 안에서, 내 입장이 아닌 사측의 입장을 고려해서 하는 말하기를 해야해서인지 나는 자꾸 실수했다. 면접이 당장 4시간 남았던 시점이라 부담은 더해졌다. '아, 모르겠고 준비한 것만 하자'.

면접을 보고난 후 결과가 어떨지보다 눈앞의 일을 해치워서 가뿐해진 마음이 먼저였다. 광탈인생 살다보니 광탈해도 타격이 없을 듯하다. 그냥 이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을, 온몸으로 받아냈다는 데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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