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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모순을 읽었다. 친구가 읽어보라고 책까지 가져다 줬는데(9월) 토요일 내내 넷플릭스만 보다가 눈 아파서 잠든 내가 좀 한심해서 일요일 한 4시간 안 쉬고 쭉 읽었다.
모순의 주인공 안진진은 건축 관련 회사에서 경리 비슷한 업무를 하는 25세 여성이다. 삶이 '격렬'해지기를 원한다. 어떤 일에 자신의 모든 걸 투신해서 뜨거워지기를 원하는 모양인데, 배경이 90년대라 그런지 결혼이 자신의 삶에 불을 붙여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버지는 주취 가정폭력을 일삼았고 집을 떠난지 5년이 넘었다. 곱게 자란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만나 시장에서 양말을 팔며 자식들을 키웠다. 어머니는 쌍둥이 자매가 있는데 돈 잘 버는 매너 좋은 남자과 결혼해서 청담동 단독주택에서 사모님으로 산다. 같은 얼굴, 같은 나이 심지어는 같은 말과 생각을 했던 쌍둥이 자매는 결혼한 뒤 정반대의 삶을 산다.
안진진에게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점차 사랑한다고 느끼는 김장우, 다른 한 명은 이것도 사랑일까라고 느끼는 나영규다.
나영규는 빈틈없는 인생계획표를 가진 인물이다. 데이트할 때도 분 단위로 계획을 짠다. 반면 김장우는 계획에 ㄱ자도 없는 인물로 늘 안진진이 이끌지 않으면 데이트조차 어렵다.
안진진은 나영규에는 뭐든지 쉽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사람을 때려 살인미수로 감옥에 간 남동생얘기도 쉽다. 하지만 김장우에게는 기대지 못한다. 집 나간지 5년 만에 중풍과 치매인 채로 아버지가 돌아와 혼란과 괴로움을 느낌에도 김장우에게는 한마디도 못했다.
결국 김장우를 더 사랑함에도 나영규를 선택한다.
모순을 읽으면서 내내 안진진이 김장우를 선택할까봐 조마조마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게 아니다. 안진진의 말처럼 결혼은 비지니스다. 결혼을 사랑이란 낭만으로 지켜내기엔 현실이 빠듯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겨놓고 결혼은 적당히 마음가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해야한다.
결혼해서 살다보면 추악한 면을 맞닥뜨리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그런 모습은 너무 슬플 것 같다. 사랑은 내 기억 저편에 잘 묻어두고 현실을 사는 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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