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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PD가 한겨레에 투고한 사설에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스타, 트위터 등 SNS는 물론 신문 매체에서도 김민식 씨의 젠더 감수성을 지적하는 글들이 눈에 띈다.
김민식 씨가 사설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당한 '폭력'의 이유가 어머니가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을 뽐내며 아버지를 무시한 데 있다고 말한 게 발단이다. 사과문 역시 논란이 일었는데 53세인 자신을 '철없다.'정도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민식 씨는 내게 '매일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이런 논란, 특히 젠더 문제로 다시 마주하게 됐다는 게 불편하다. 그래도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
김민식 씨의 부모님 세대는 특히 가정폭력이 너무 만연해 폭력의 부당함조차 당연한 것으로 왜곡되던 때였다고 생각한다. 3일에 한 번 여자를 패야한다는 말이 장난처럼 떠돌던 때이니 말이다. 이 밖에도 강간당한 여자가 강간한 남자와 결혼해 살기도 했다는데 당시 여성 인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김민식 씨의 젠더 감수성은 이 시기에 형성되었을테니 아버지에게 일목요연한 논리로 '대드는' 어머니의 모습은 책에서 말하는 앎을 잘못 실현하는 모습처럼 보였을 것이다. 맞을 것을 알면서도 김민식 씨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어거지에 맞섰으니 우리 눈에는 어머니의 용기가 대단해보이지만, 당시 김민식 씨의 눈에는 괜히 책 읽는 똑똑한 어머니가 집안의 분란거리로 비춰졌을 수도 있다. 아버지가 어머니께 맞는 순간은 김민식 씨도 어머니처럼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으니 폭력을 쓰는 아버지를 미워하기보다, 약함에도 지지 않으려하는 어머니가 미웠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은 많이 흘렀고, 이제 어떤 종류의 폭력이든 용납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집안에서의 폭력도 마찬가지다. 가정폭력은 여성 인권 문제와 맞물리며 더 이상 '집안일'이 아니게 됐다.
그리고 김민식 씨도 이제는 50대 기득권 남성이 되었다. 아버지의 폭력에 무력했던 피해자 의식은 김민식 씨와 어울리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김민식 씨는 어머니를 탓하는 글을 썼고 언론사 최초로 젠더데스크를 설치했다고 자랑했던 한겨레는 문제의 사설을 실었다. 김민식 씨가 실수한 것을 한겨레가 걷어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김민식 씨의 사설로 두 가지를 알았다. 첫째는 가정폭력의 생존자조차 빈곤한 젠더감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한겨레의 젠더데스크는 그 존재를 '젠더의식 부재'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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