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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첫 회담에서 공화당의 투표를 까다롭게 만드는 입법안을 "역겹다"고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막말정치가 흥할 때에도 입법행위를 '역겹다'고 표현하지는 않았는데 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단어가 나왔다니 약간 충격적이었다.
적당히 "옳지 않다"정도로 얘기하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인데 공화당에게 더 구실을 준 듯하다. 바이든을 정치 베테랑이라고 평하던데 정말 베타랑인가?
말에는 품격이 담긴다. 내 의지를 관철하면서도 아무도 감정 상할 일 없이 표현함으로써 격이 높아진다. 그런 면에서 표현도 거칠고, 반감을 낳아 정치적 목표와도 한 걸음 멀어진 바이든의 말은 최하점이다.
바이든의 말처럼 모난 표현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표현이 부드러움에도 말의 품격이 채워지지 않을 때도 있다. 떠오르는 친구가 있는데, 말을 아주 귀염성있게 하는 친구다.
항상 다음을 기약하는 식의 말을 했었다. 다음엔 더 좋은 데 가자, 더 맛있는 거 먹자, 더 좋은 거 줄게... 더 ~ 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 말은 사람을 기분 좋게만드는 표현일뿐, 빈 깡통이라는 걸 어느샌가 깨달아버렸다. 친구에게는 예쁜 표현들이 상황별 매뉴얼에 불과했다.
나는 보통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한다. 심지어는 헤어질 때 잘가의 동의어로 쓰이는 카톡할게도 카톡할 생각이 없으면 하질 않는다. 진심 없는 약속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니 경계하는 편이다. 그 친구는 진심보다는 상황관리가 우선순위에 있었던 듯싶다.
융통성 없는 나는 그래도 모든 말에 진심이 담겼으면 싶다. 품격은 말에 실린 진심의 무게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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