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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기억에 남는 문장들

*!*b 2021. 4. 20. 23:52

1. '어느 방향으로든 살포시 등을 밀어주는'
문학시간에 선생님께서 사람의 등이 쓸쓸해보이면 세상을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쓸쓸한 등을 보지 못했지만 언젠간 그런 등을 볼 날을 열심히 기다리는 중이다.
등과 관련된 표현 중에는 등떠밀다 정도 밖에 몰랐는데 살포시 밀어준다니 표현이 따뜻하다. 적절한 수사가 붙으면 평범한 문장도 달리 보이는 듯하다.

2. '민심은 바다다. 거대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어 버리기도 한다. '
고전적인 정치 속담같지만 구관이 명관이다. 민심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바다에 비유하니 바다를 보며 느끼는 경외심이 떠오르며 민심을 대하는 어려움이 절실히 다가온다.

3. '천번을 다시 태어나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SG워너비-아리랑 가사다. 채동하가 노래부르는 영상을 봤는데 마이크 없이, 저 구절을 부르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확실히 옛날 노래 가사가 시적이긴 하다.


+ 사실 나는 한 문장만 따로 떼서 '편식하는 감상'을 누리는 데 반대한다. 글에는 호흡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단편으로는 그 호흡을 알 수도 없고 작가의 의도를 오해해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문장의 마력이 책 한권으로 이어지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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