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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 영어 선생님은 젊은 여자 선생님이었다. 수업은 뭐 그럭저럭 들었고, 유튜브를 많이 틀어주셨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그때 처음으로 영국남자를 알고 브루노마스라는 가수도 알게 됐다. 난 그 시간이 좋았는데 영미권 문화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노래 들으며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 자체에 흥미를 높이려는 선생님의 시도였던 것 같지만 나에게는 그냥 보너스 쉬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특히 브루노마스를 좋아한다고 하셨다. 선생님도, 브루노마스도 잘 모르지만 선생님이 브루노마스를 많이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취향이 독특하구나 했다. 가수의 목소리도 얼굴도 큰 매력이 있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입식 교육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루노마스의 노래를 검색하는 수고까지 들이면서 그의 노래를 듣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성인의 취향이란 닮은 데가 있는 걸까. 아님 좋은 게 좋은 걸까.
브루노마스의 곡을 들을 때마다 그의 얘기를 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특별한 기억은 특별한 감정이 낳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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