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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즈음에 한껏 등을 웅크린 채 군복 입고 끌려가는 성범죄 가해자를 보고 있자니 한탄이 절로 나왔다. 동료도 지키지 못하는 판에 뭔 나라를 지킨다고 군인이 됐는지... 국민 공분이 모이고 언론을 타야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나서서 시정한다 하는데, 그러면 뭐하나. 정작 피해자는 죽고 없다.
더 무서운 건 이 죽음이 다른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는 데 확신이 안 든다는 점이다. 고관대작들의 말들은 그때뿐이라 악몽은 반복된다.
안희정의 성범죄를 고발한 김지은 씨, 박원순의 성범죄를 고발한 비서 등 자신이 당한 성범죄를 사회적으로 알린 사람들이 겪은 2차 피해를 기억한다. 그들의 '피해'를 의심하고 왜곡하는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성범죄 피해의 생존자들은 피해 이후의 사실을 증명해는 과정 속에서 또다시 상처입는다.
이번 성범죄 피해를 당한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인 선택도 이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다. 살아서 피해를 고백하면 조직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며 입막음 당하거나, 외부로부터 사실 왜곡으로 두번 상처받으니 죽음으로 고통의 크기를 말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죽음으로 책임을 피하고, 피해자는 죽음으로 순결한 피해자임을 증명해내야 한다. 화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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