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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완연한 가을

*!*b 2018. 10. 27. 22:39
살면서 오늘처럼 가을을 즐긴 적이 있었나 싶다. 집하고 한참 떨어져 있는 카페에서 보낸 종일이 참 따뜻하고 꿈같다.


카페에는 연필과 종이가 있었는데 나도 간만에 그림을 그려보았다. 연필로 하던 거라곤 수학문제를 풀거나 글자를 쓴 일뿐이어서 그런지 백지에 첫번째 선을 긋는 일이 너무 어려웠다. 나도 참 딱딱한 사람이 되었구나 싶었다.
세상은 내가 힘이 빠지기만을 기다리는 하이에나 같다. 내가 지치기만을 기다렸다가 빈틈을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나를, 나의 정신을 우왁스럽게 갉아 먹어 치운다.
그래서 인생에서 여유를 갖는 일은, 삶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즐거운 순간을 찾으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어야만 남은 하루를, 내일을, 평생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불행도 웃으면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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