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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푼 만큼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사실 베푼 게 아니라 뺏긴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웃으면서 그들의 무례에 유연히 대처할만큼 성숙하지 않았다. 상대가 누군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그러한 무례를 당하면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 무례를 다시 한 번 겪지 않기 위해 나는, 온갖 속쓰림을 참아내며 그들에 친절을 베풀었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삶에 대한 회의고, 짜증이며 무기력함이다. 내가 베푼다고 바뀌지 않는다.

솔직히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는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이 사회는 매우 불공평하다. 아직도 계급사회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구역질이 난다. 나는 이곳에서 존중받을 수 없다. 오로지 돈을 받기 위해 그들의 갖은 짜증과 투정을 꾸역꾸역 체할 때까지 삼켜 소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나는 돈을 벌 수 있다. 그게 내 일이다. 고작 최저 시급을 받으면서 나는 오랫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나의 존중감을 박살내고 있다. 이게 맞는 일인지 싶다. 겨우 그깟 모독을 당하려고 긴 시간 공부해 대학간 게 아닌데. 절대 아닌데.

나도 우리 모부님에겐 소중한 자식이고 인간인데, 그곳에선 일말의 인권도 사라져버린 기분이다. 최악의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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