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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말실수에 대해

*!*b 2020. 11. 25. 22:13



누구나 실수를 한다. 특히 말실수는 누구나 해보거나 당해봤을 거다. 나도 입을 스스로 통제하게 된지가 얼마 안 됐다. 심지어 가려서 말한다고 하는 지금도 감정이 격양되거나 긴장을 늦추면 삐끗하곤 한다. 늘 조심하려고 노력하지만 입과 마음을 맞추는 건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엎질러진 물처럼,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입을 간수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심에는 거친 a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를 상처주지 않길 원하는 인간이라면 순화된 a'를 뱉는 게 옳다.

거친 말은 사회를 약육강식의 야생으로 몰아넣는다. 그 안에서는 '생존'하기 위해 상대를 물어 뜯을 수밖에 없다. 물어 뜯은 상대의 살을 양분 삼아 원시적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게 그 세계의 질서다.

그러나 인간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인간은 굳이 다른 이의 목을 물어 뜯지 않아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 사회의 질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었다. 물론 간혹 트럼프 같이 혐오 발화로 인기를 얻을 수도 있으나 겨우 4년이었을 뿐이다. 인간이 법과 도덕으로 윤리적인 사회를 위해 쌓아온 역사와 비할 바가 아니다.

따라서 상대를 통제하고, 깔보고, 찜쪄먹으려 드는 말은 필요 없다. 그런 말로 자신이 우월성을 확인하려 하거나 상대에게 고통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야만과 다름 없다. 설령 거친 말을 두고 재미를 위해 툭 던져본 것이라고 둘러대도 그 '야만'의 상황을 즐거워 할 사람은 짐승 같은 발화 당사자 한명뿐이다.

말실수, 할 수도 있지만 여튼 조심해야 한다. 말이 헛나왔다 하더라도 그 실수에는 평소 생각이 아주 많이 묻어있을테니, 그 독살스런 말실수가 그의 진심과 더 가까울 수도 있다. 그래서 말실수는 더 위험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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