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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외출복을 입었다. 보통 맨투맨+고무줄 바지+롱패딩 조합으로 입다가 오랜만에 옷다운 옷을 고르려니 어떻게 입어야 할까 고민됐다.
결국 선택한 건 청바지였다.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했지만 다행히 작아지지는 않았다. 몸의 항상성이 살을 잘 빠지지 않게도 하지만 잘 찌지도 않게 유지해준다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옛날엔 예쁘게 입으려고 노력했는데 요즘은 편한면서도 깔끔하게 입는 게 좋다. 근데 최근 한 일년 반 동안 외출을 못 하면서 그 편한 옷조차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추리닝만 입었다. 덕분에 옷도 안 사게 됐는데 돈은 아꼈지만 간만에 외출하려고 보니 철 지난 옷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
엄마는 내가 추리닝아닌 옷을 입고 외출한다고 하니 "봄이 오나 보다"라고 했다. 가끔 엄마는 시인같다. 시인의 부름에 봄이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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