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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날 모처럼 방학을 맞아 할머니집에 가면 꼭 계곡을 놀러갔다. 계곡에서 신나게 놀려고 창고에 있는 튜브를 가지고 나와서 열심히 튜브에 숨을 불어 넣었다. 숨이 달려서 헥헥 되기를 여러번, 곧 빵빵해진 튜브가 됐다.
튜브를 차에 싣고 계곡을 간다. 계곡에 갔더니 빵빵했던 튜브가 흐물해져있다. 여러 해 쓴 탓에 구멍이 나있을 거란 진단에 구멍을 찾는다. 튜브에 귀를 가까이 대고 시이이하는 바람새는 소리에 집중한다. 테이프로 구멍을 막고 물놀이를 한다. 물에서 좀 놀다 밥을 먹고 보니 또 튜브는 흐물해져있다. 또 구멍을 찾는다. 몇번 반복하다보면 이 튜브는 못 쓸 것이구나하고 포기한다. 메꾸는 것도 다 소생 가능성이 있을 때나 하는 수고다.
생각해보면 구멍이 한 번 나버리면 어떻게든 바람은 샌다. 그럼에도 한번 살려보겠다고 끝까지 아등바등한다. 튜브 얼마나 한다고 수고로움을 반복하는 게 하찮아 보이면서도 해볼 때까지 해보는 데서 인간다움을 목격한다.
내 인생에 몇 개의 구멍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새는 소리로 대충 짐작만 해볼 뿐이다. 형태를 유지하려 구멍을 메꿔보지만 메꿔도 메꿔진 건지 확신이 서지 않고 다른 구멍에서 새고 있지 않을까 불안만 남는다. 이럴 때 특효약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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