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이 유명한 저작을 읽지는 않았어도 사람마다 품은 저마다의 정의는 있다.

김진국 민정수석 아들의 입사지원서 논란을 보면서 정의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됐다. 김 수석의 아들은 기업 입사지원서 '성장 과정'란에 "아버지가 민정수석이시다. 도움주실 것"이라고 쓰는 등 아버지를 배경 삼아 취업하려한 사실이 들어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12월 20일 MBC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튿날 사의를 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김 수석 아들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는 거다. 김 수석 형이 주변인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김 수석 아들은 15년간 조현병을 앓았고 이로 인해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고위 공직자고, 기득권이다. 그런데 그 아들이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했다면, 정의에 완벽히 반하는 일이다. 김 수석 아들의 변명처럼 그 지원서로 기업에 취직하지 않았다하더라도 부정한 의도로 청탁했단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 아들이 정신적으로 온전치 않다는 '변수'가 등장했다. 만약 MBC가 김 수석의 아들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음을 인지하고도 고위 공직자 자녀 비리처럼 엮어 보도한 것이라면 그건 정의가 아니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일 뿐이다.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위 공직자', '자녀', '비리' 등 사회가 열광할 만한 주제를 엮어 진실 없이 사실만을 알렸기 때문이다.

김 수석의 사과와 사퇴로 MBC는 정의를 이끈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와 부합하는지는 생각해봐야한다. 정의의 끝맛이 이리 찝찝할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