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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홍셀과 자본주의

*!*b 2017. 5. 3. 23:21

 

홍셀과 신사동을 다녀왔다. 간만에 나들이라 좀 들떴다.

여의도에서 홍셀과 만나 네이버 지도로 검색하며 지하철을 타고 신사로 향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와 초행길에 당황한 나와 홍셀은 아웅다웅 하며 겨우 신사에 도착했다.

 

처음 가보는 신사는 젊고 멋들어진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감성, 모던, 세련 어떤 수식어든지 잘 어울리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중에 가장 우리의 정서에 맞는 가게로 들어가 햄버거와 볼케이노 스파게티, 피치 보드카 한 잔을 시켰다. 삼만 육천원이 나왔다.

밥을 잘 먹은 뒤 홍셀은 한 마디 던졌다.

 

'시x, 오늘 번 돈 다 썼네'

 

홍셀은 4시간동안 열심히 번 알바비를 1시간도 채 안돼 다 써버린 것에 대한 짜증이 몰려온 듯 보였다.

 

내가 생각해봐도 어이없는 일이다. 고작 스파게티와 햄버거, 술 한잔이 4시간 시급을 뛰어넘으니.

 

또 재밌는 것은 젊고 잘생긴 젊은 이들이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매우 흔한 풍경이었다는 점이다.

 

홍셀은 또 다시 한 마디 던졌다

 

'현타온다'

 

홍셀은 그렇게 젊은 사람이 그런 비싼 외제차를 어떻게 몰고 다니는지 많이 궁금해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장사로 돈을 많이 벌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나는 항상 자본주의가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자본주의는 무형의 가치로 사람을 조종한다. 자본주의는 허구적 상품을 상품화했기 때문이다. 화폐, 노동력, 토지가 자본주의 상품화의 목록이다.

 

화폐와 토지는 그렇다치고 '노동력'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섭고 잔인하다. 나의 가치가 6470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최저시급인 6470원을 받는다. 아마 대게 내가 만원도 안되는 돈을 받으며 이 일을 해야되는지 수 백번 자신에게 물을 것이다. 얼굴엔 미소를  띠고 두 다리로 인생의 무게를 버티며.

 

시덥지 않은 대우와 6470원을 나의 가치로 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 매일 일을 그만둘 것을 다짐하지만 그만두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당장 내일 밥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일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할 만큼 하는 데도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열심히 살면 뭐든지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삶의 피로감만 채워질 뿐 부자의 삶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깊은 한숨만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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