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매일 글

단추하나

*!*b 2017. 6. 28. 23:11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관람했다. 단추는 옷의 만분의 일쯤 될까. 그런 조그만 부자재로 과연  프랑스의 근현대 복식을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내가 아는 형태의 단추들이 많았고 현대로 올수록 독특하고 크기도 다양해진 많은 단추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단추 자체에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단추는 크기도 작을 뿐더러 옷의 부족한 기능을 채워주는 보충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단추는 근대를 시작함과 동시에 언제나 옷과 함께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단추는 옷의 부속품의 역할을 넘어서 옷의 인상까지 좌우하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옷의 색이나 원단, 디자인이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들과의 조화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단추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옷의 디테일을 살려 가치를 높이는 단추는, 크기와 상관없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의 인상도, 나의 삶도 '단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삶의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삶을 구성하는 작은 요소 하나 하나도 크기와 상관없이 내 삶 중 하나다. 크다고 중요하지도 작다고 간과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단추를 통해 배웠다.

이번 전시가 단추를 통해 근현대의 복식을 통해 풀어낸 것처럼, 내 삶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시적 요소든 거시적 요소든 경중을 따질 수 없을 것 같다.

경중은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옷에서 '단추'가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매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브 앤 테이크  (0) 2017.07.04
누구를 위해 '경례'하나  (0) 2017.07.01
분노는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있다.  (0) 2017.06.27
선물같은 순간  (0) 2017.06.24
어려운 세상  (0) 2017.06.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