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매일 글

저전력모드

*!*b 2025. 2. 4. 22:51



사람은 항상 100프로를 다해 살아야 할까?

생각해보면 핸드폰 화면도 최대 밝기로 해놓으면 몇시간 못간다. 인간이라고 다를까?

선배가 사주를 봐줬는데 올해가 내게 굉장히 중요한 한 해라고 한다. 내후년에 대운이 들어오는데, 올해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인생이 뒤바뀔 수도 있단다.

나는 제발 좀 잘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니 당연히 한해 열심히 갈고 닦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눈도 시원찮고, 의지도 박약이고 뭐하나 되는 게 없다. 괜히 힘만 빼지 않을까하는 허무가 앞선다.

게다가 코인도 주식도 떡락•• 세상이 즐겁지가 않다.

내 영혼은 윤택함을 잃은 지 너무 오래돼 버렸다. 낭만주의자라기엔 돈을 좇고, 자본에 미쳐있다고 하기엔 너무 게으르다. 이러니 어중간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겠지.

원래 별 고민없이 살았는데 아홉수는 아홉수인가보다. 엄마는 제 몸 하나 건사 못 하는 못난이 스물아홉에게 결혼을 언제할거냐 묻는다. 아빠도 종종 만나는 사람있냐고 물음을 던진다. 한두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듣다보니 짜증이 솟구친다. 이번 생은 돈도 없고 부모복도 없어서 시집가기는 글렀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꾹 눌러담았다. 캥거루족으로 살고 있는 내 죄지 하면서.

'내 이름은 김삼순' 주인공 삼순언니와 시름을 공유하게 돼버렸다. 나이가 그렇게 중한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세상에 해야할 일이 뭐 그리 많은지.

'매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너무 미래에 가있었다.  (0) 2025.03.12
부고  (0) 2025.02.18
현타 맞을 때  (0) 2025.01.25
숙취  (4) 2025.01.21
나란 인간  (0) 2025.0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