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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라는 말이 내내 뇌를 맴돈다.
랜선으로 좋아하던 요가선생님의 부고를 들었다.
사망한 사람에게나 표시하는 생년-사망년을 프로필에 올려놓고, 마지막 피드엔 bye라고 썼다.
아침에 봤던 이 내용이 저녁에 샤워하면서 생각나서 대충 씻고 나와 마음 급하게 확인해보니 정말 돌아가신 게 맞았다.
실제로는 한번도 뵌 적 없는 분이지만 코로나19 때 홈트하면서 유일하게 찾아봤던 요가 영상의 주인공이다. 그 선생님이 한 머리가 예뻐서 미용실에 들고가 이렇게 잘라달라고 한 적도 있다. 운동하면서 무리하지 말라는 한 마디에 위로받기도 했다.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가 참 좋았던 분이다.
인스타에 올리는 글을 읽어보면 좀 위태롭게 느껴질 때도 한번씩있었다. 잘 견디고 다시 설 줄 알았다. sns라는 게 마음 여린 부분 다 드러내도 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좀 격한 마음을 실어 글을 썼나보다 했다. 나도 때로는 그러니까...
설마가 했던 가장 큰 불행이 정말 벌어졌고, 이제는 영영 다른 시간에 있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정말 안 좋다.
나도 가끔 더 살아서 뭐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매일이 쳇바퀴같은 일상이고,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기엔 턱없이 적은 돈을 벌고, 그렇다고 끔찍하게 사랑해서 지키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현대인이 그렇듯 나도 생의 의지가 저절로 생기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다만 당장 죽고 싶지는 않고, 곡소리를 낼 가족이 걱정되고, 아직은 살만한 삶이 아까워서 산다. 사는 게 사는 거지 하면서 허무함을 받아들인다.
근데 그렇게 안되는 이들도 많은 모양이다. 하루 걸러 비보를 듣자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자살한 사촌 동생이 있다. 벌써 5~6년 된 얘기다. 짐작되는 이유는 있지만, 정확히 뭐 때문에 죽었는지는 잘 모른다. 어른들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죽기 전부터 몇번을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한다. 바다에 뛰어든 일도 있다.
이때 느낀 게 있다. 죽으려고 정말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주변에서 말릴 수 없구나. 아무리 살려놔도 이미 죽음을 받아들인 이를 어찌할 수는 없는 거구나. 삶의 영역에서는, 특히 죽음을 선택하는 건 한 인간의 개인적인 영역이다. 알면서도 모든 슬픈을 남은 이들에게 밀어내고 떠난 이들이 야속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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