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마음의 감기라고 했던가. 그냥 감기라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우울한 감정에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다. 내가 '우울하다'고 고백하면 주위사람들에게 우울이 전염될까 걱정되기도 하고, 원래 우울한 사람인냥 낙인이 찍힐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를 위해선 솔직하게 내가 그런 감정에 있다는 것을 블로그에서만이라도 말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울감도 그냥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 중에 하나이고, 나같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가까울 수밖에 없는 감정이니까 시원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자기부정같은 끔찍한 짓도 그만할 수 있어서 좋다. 몸이 지친건지, 정신이 지친건지 모르겠다. 사실 학기중에도 이런 적이 없어서 도대체 내가 왜 이런건지 감도 안 잡힌다. 이런 상황 중에 생각나는 건 사소한 일로..
내 자아는 맷집이 단련돼 튼튼하고 , 내 멘탈은 빈틈없이 견고하며, 내 자신은 언제든지 외롭지 않다고 외치지만(보통의 많은 밤들이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외로운 밤이라 표현했지만 사실 외롭기 보다는 그 어느 것에도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도통 뭘 적어내야 할지 몰라서 티스토리앱을 켰다 껐다, 백지에 글을 썼다 지웠다를 여러번. 드디어 갈피를 잡았다. 지금 나는 마음 붙일 곳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음을 토로하고 싶은 것을 깨달았다. 듣고 싶은 노래를 찾지 못했고, 보고 싶은 글을 찾지 못했고, 대화하고 싶은 사람과도 이야기도 나누지 못 하고 있다. 누군가 내 부름에 빠르게 응답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나란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산건지 내가 보낸 신..
1.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일탈계정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계정을 해킹하고, 일탈계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 협박해 조직적인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나체의 사진을 요구하거나 분뇨를 먹으라는 등의 가학적인 폭력을 가했다. 1-8번 방과 비밀채팅방인 n번방있고 수위 높은 방일수록 입장료 또한 비싸진다. 소라넷 전후로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소라넷 폐쇄 후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찰은 무능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디지털 성범죄는 교묘해지지만 법은 여전히 가해자에게 관대하다. 그들을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할 방법은 전무한 상태. 사형제 부활 안 되나요? 2. '완전히 망했다'는 이국종 교수발언 사회에서 지도층에 위치한 이국종 교수..
열심히 산다는 건 뭘까. 알바 쉬는 시간에 짬을 내서 러시아어 공부를 하는 내 모습같은 걸까. 흠 많은 삶이지만 3일 연속으로 쉬는 시간에 러시아어 공부를 하고 있어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시원스쿨 러시아어는 정말 내가 끊은 인강 중 최고로 뽕 뽑은 인강이다. 파고다 토익인강은 실패했어도 이건 성공 몸이 힘들면 생각이 없어진다. 일 끝내고 지쳐 집에 들어오면 '뭘 해야지'하는 기운찬 생각보다는 적당히 재밌는 거 폰으로 보다 자야지하는 생각뿐이다. 오늘은 그래도 한 자 적어볼까 싶어 정초를 잘 보내고 있는 나를 칭찬해본다.
나 혼자 삐지고 나 혼자 풀고 머저리같은 짓을 반복 중이다. 그냥 호르몬의 영향이려니 넘기려 해도 극단의 상황까지 상상한 내 모습이 너무 찌질하기 그지 없다. 내 불편함을 의심하지 말라는 문구를 읽은 이후 내 자신을 더 열심히 들여다 보는 중인데, 불편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내가 예민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스친다. 도통 사람 일이란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긴 내 마음 다루는 것도 이렇게 힘겹다. 서로의 의견을 맞춰가는 과정은 언제나 어렵고, 힘들 때는 바퀴빠친 수레차를 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 욕 한 번 시원하게 하고 인간 세상을 떠나볼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아무튼 나의 찌질함은 천성인 듯 싶다.
관계 맺기를 포기했다고 말해야 하려나, 아무튼 친구 사이를 구태여 만들지 않았고 있어도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기를 포기했던 때가 있다. 자발적 아싸를 감행하던 패기 넘치던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내내 지독하게 사람사이에 얽혀 심신이 지쳐있었기에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 사사로운 일로 감정을 상해하는 게 싫었다.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그런 종류의 일들이지만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기에, 애초에 인간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혼자 마음 아파할 일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결론은 그 과정도 나름대로 의미있었지만, 사람은 결코 사람을 잊고 혹은 잃고 살아갈 수 없다고 내렸다. 노력했다면 더 좋은 사람과 어울리며 성장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물론 나이가 들어 가치관이 바..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은 삶을 누렸겠지. 시대가 가난해서, 모부가 가난해서, '가난해서' 또 다시 가난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고등학교라도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부라도 그에게 주어졌더라면 그랬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었을 텐데. 남인 나도 아는 것을 스스로가 몰랐을까.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억울했을까. 여건이 나은 내가 '그때 그러지 말지..'라고 배부른 말을 하는 것도 아마 내가 당시의 처절함을 겪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60-70년 생인 이모들과 엄마는 의지할 가정이 없었다. 도망치듯 선택한 결혼으로 또 다른 불행을 맞았다. 믿을만한 자식이라도 있다면 그래도 처지가 덜 억울하겠으나, 남편 복 없으면 자식 복도 없다는 말이..
유튜브를 맨날 보면서도 이에 위화감을 느끼는 이유를 알 것 같다.유튜브를 통해 보는 영상들은 알고리즘에 따른 선택도 있겠으나 그 선택 역시 나의 취향을 고려해 짜여진 패턴이다. 결국 수 천 수백개의 취향이 존재하는 유튜브 안에서도, 오로지 나의 관심사만 보게 된다. 다양한 관심사들이 모여진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개인은 본인의 의사와 부합하는 것들만 보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된다. 나와 비슷한 주장과 생각만을 재탕하게 되면서 결국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결과를 낳는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리고 아마 현재도 소통은 한국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다. 그러나 요즘에 말하는 소통은 '말 통하는 이들끼리만'의 소통을 뜻하는 듯 보인다. 이쯤에서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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