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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알바가기 싫을 때

*!*b 2017. 5. 7. 23:47

자주 블로그 유입 단어를 확인하는데 그림자밟기는 '알바가기 싫을 때'로 가장 검색이 많이 된다.

 

나도 알바가기 싫은 마음을 잘 알기에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 두줄 써보려고 한다. 물론 오늘도 10시간이나 알바를 하고 온 참이다..^^

 

성인이 되면서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내 대표를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선거권을 손 안에 넣었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더더더더욱더 좋다) 또 얻은 것은 술이나 담배를 살 때 신분증을 검사를 하는 즐거움? 술을 먹을 때 신분증 검사하는 게 왜 이렇게 신나는지 모르겠다. 술을 먹는 것보다 이 순간이 더 재미있는 순간이다.

 

반대로 잃은 것은 자유다. 물질로 부터의 자유, 사회적 책임감으로 부터의 자유. 기타등등 가벼운 자유를 모두 잃었다. 돈이 필요하면 당연하게 부모님께 달라고 했었는데 교복을 벗으면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또 대학이나 알바하는 곳에서는 더 이상 나를 어린 학생으로 보지 않았다. 독립된 성인으로 대우했다. 아직도 슬기씨라고 불리는 일은 너무도 어색하다. 생각해보니 나는 자유를 얻고 자유를 잃은 꼴이 되었다.

 

나는 성인이 되면서 사회적 책임, 독립된 성인으로서의 책임으로 부터 자유롭지 않은 몸이 되었다. 그래서 알바를 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보통은 평범한 손님 때때로 매우 매너가 좋은 A손님, 그리고 더 때때로 진상을 만난다. 손님은 어차피 왔다 가는 사람이니 극도의 개진상이 아니라면 알바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친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장과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이다. 첫 알바는 빵집에서 했었는데 사장이 자신의 빵집을 꿀알바터라고 착각하고 있어서 고생 좀 했다.(나쁜 사장은 아니었지만 사장은 그냥 싫다. 그래서 돈 버는 게 어려운가보다.)

 

알바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라고 생각한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업같은 경우는 성취를 갖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알바는 양질의 일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돈에 쪼들려 할 수 없이 도살장에 가축 끌려가듯 알바를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쉽지 않다.

 

그러면 알바가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해야하느냐? 사실 잘 모르겠다. 정말 가기 싫고 내 삶을 깎아먹는다는 생각이 들 땐 인터넷에서 깁스를 사서 사장에게 깁스한 사진과 함께 알바를 더 이상하지 못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는 수밖에.....

 

다른 한 가지는 준노동자,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일만 골라하는 알바생들을 보호해줄 괜찮은 대표를 뽑는  방법도 있다. 그 전까지는 마음을 잘 다스려가며 괜찮다괜찮다 주문을 걸 수밖에 없다.

 

완전한 성인취급도 못받으면서 사회적인 어른노릇을 모두 소화해 내기를 요구하는 이 사회에 분통이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길래 알바가기 싫을 때라는 문장을 검색하는지.... 성실히 살면서도 더 많은 노력을 요구받는 청년세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써보고나니 위로의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신의 힘든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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