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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차별'이란

*!*b 2017. 5. 10. 21:36

내가 몸소 겪기 전엔 모르는 것, 그것이 차별인 것 같다.

 

차별을 당하기는 전까지는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을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오늘 볼일이 있어 백화점에 갔는데, 한 백화점 점원에게 찾는 것을 물어보았더니 눈을 위아래로 흘기며 대답을 해주었다.

방금까지는 웃으며 고객을 응대하던 사람이 나에게는 그러한 태도로 대하니 이게 차별이구나 싶었다. 백화점 갈 때는 신경써서 입지 않으면 무시당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웃어 넘긴 기억이 떠올랐다. 수 차례 백화점을 다니며 그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어 친구의 말을 가볍게 받아드렸지만, 내가 직접 겪으니 굉장히 기분이 상하는 일이었다.

 

예전에 우연히 나혼자산다에 치타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치타는 진한 눈화장이 특징인 사람이다. 누군가 치타에게 연한 화장을 해도 예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화장을 진하게 하느냐 물었다. 그는 '무시'당하기 싫어서 강하게 보이려고 화장을 한다고 답했다.

 

강하게 보이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쉽상인 세상, 그게 우리의 현주소인 것이다.

 

세상이 이러하니 자기 자신을 그토록 갈고 닦는 이들이 이해가 간다. 여성은 뚱뚱하다고 차별받고 못생겼다 차별받는다. 뿐만 아니다. 너무 말라서, 예뻐서 등 별의별 이유로 차별받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이러한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학대하며 살을 빼고 또 성형까지 한다. 예전엔 이렇게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는 여성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차별을 겪고 나니 그들의 고충이 이해가 된다. 그런 차별적인 시선이 멀쩡한 사람을 작아지게 만들고 괴롭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건 겨우 새발의 피라 세상에 또 어떤 차별이 어떤 약자를 괴롭히고 있을지 상상도 안간다.

 

요즘 페미니즘의 도전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페미니즘은 '평등'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세상 일을 좀 더 예민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변에는 매우 많은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남녀평등도 차별적인 단어이다. 남녀를 제외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만난다는 것을 '나중에 보자'라고 표현하는 것 또한 차별적인 발언이 될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겐 본다는 것이 만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예민하게 살아야 돼?라고 묻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세상의 차별에 눈 감고 귀 막으면 종국에는 차별이 당신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차별의 지양을 넘어서 평등의 지향을 추구하는 나 조차도 차별을 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면서 좀 더 예민하게 세상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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