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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 관한 글

*!*b 2017. 5. 11. 23:55

저는 제 최초의 꿈이 검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입학도 전에 가진 꿈이기에 저의 의지가 아닌 어머니의 의지가 많이 담긴 꿈이었습니다. 또 어린 시절 동갑인 사촌과 함께 살았었는데 동갑이다보니 서로 경쟁하려는 심리가 강했고 사촌이 검사라는 꿈을 갖자 저도 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저는 꿈을 정한 뒤 어떻게 하면 꿈에 가까워질 수 있는 지를 학창시절 내내 고민한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 진로를 고민하며 읽었던 검사님 법이 뭐예요?’라는 책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인터넷 포털 창에도 검사되는 법을 많이 검색했었고 검사’, ‘’, ‘법원’, ‘검찰’, ‘로스쿨등 제 꿈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단어가 나오는 기사는 모조리 찾아 읽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스쿨이 등장하게 된 계기와 입법과정을 지켜보고 또 로스쿨과 사법시험 간의 대립을 지켜보며 저는 많은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혼란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는 로스쿨보다는 사법시험을 더 지지했는데 정부는 사법시험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호하게 발표를 했기 때문에 한창 뚜렷한 장래를 결정해야했던 저에게는 굉장히 큰 갈등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제가 수험생 신분에서 대학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사법시험과 로스쿨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진로를 결정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간절히 원해서 검사라는 방향을 잡은 것은 아니기에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검사라는 꿈이 저에게 남긴 것이 있습니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관심입니다. 또 검사가 되기 위해 충만한 지식이 필요하다 생각해 신문을 읽어왔는데, 신문은 제가 넓은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라는 꿈을 품었을 적에도 수많은 꿈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문을 읽으면서 저는 세계에 대해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음에도 누군가는 가난과 전쟁, 독재에 고통 받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막연하게 내가 이들을 지키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신문 사설의 글이 큰 감동을 줄 때도 있었는데 아 나도 글을 써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한번은 신문특집으로 같은 사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신문사의 시각을 보여주는 사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것을 읽고 같은 사안에 대해서 이만큼이나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구성원들에게 올바른 시각으로 사건을 전달할 수 있는 언론인이 되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백세시대이기 때문에 제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제가 생각하고 확신한 꿈을 이룰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꿈이 너무 많은 것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 우물만 파는 게 아니라 여러 우물을 파다보니 땅만 지저분해지고 결실을 맺을 수 없는 상황이 제게 닥쳤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교를 졸업 후 어떤 일을 할지 분명하게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 현재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가 국제학부에 와서 공부하는 모든 것이 즐겁다는 것입니다. 알지 못했던 사실,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 감춰진 사실을 배우는 것도 재밌고 역사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배우는 것도 재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기업에 취직해서 이러한 일을 하겠다.’거나 이 전문 직종을 선택에 이 길로만 가겠다.’라는 다짐은 없어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도 나쁘지 많은 않습니다.

 

다만 제가 한 가지 단언하는 것은 제가 어디에 있든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어디를 가나 똑똑한 사람은 존재하기 때문에 저는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 사회의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깊은 이해와 폭넓은 동정심, 그리고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가 사회의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똑똑함만 갖춘 사람이 사회의 지도가 된다면 분명 그것은 사회의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를 살피기 전에 사람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게 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항상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제 글이 제 개인을 위한 글이든,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글이든 언제나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있습니다.

 

제 진로를 아직까지 굉장히 모호하기 때문에 분야를 특정 짓고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직업이라는 것이 제 이상적인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제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적응하고 헤쳐 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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