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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시작한 후로 주경야독의 나날이었다. 동 트기 전엔 출근을 했고 퇴근해서는 밤이 깊어질 때까지 공부를 하다 잤다. 아, 물론 매일은 아니고 지난 삼개월간 팔할 정도의 이야기다.
내 미래를 바꿔보고 싶었다. 월급노예로 살다가 버려지고 싶지는 않았다. 회사 업무와 나를 분리하고 싶었다. 인턴 이후 지금까지 퇴근을 해도, 쉬는 날이어도 업무 문제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다 올초 팀이 전면 개편됐다. 더 이상 주말이나 공휴일에 업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내 인생을 고민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공부할 때는 마음이 편했다. 젊음을 촘촘하게 쓰고 있다는 만족감, 미래를 위한 제반을 다지고 있는 안도감, 새로운 앎에서 오는 성취감이 꽤나 중독적이었다.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퇴근 후 책상 앞에 앉는 일은 기적같은 힘이 필요했다. 고통도 많이 따랐다. 잠도 더 자고 싶고, 친구들이랑 놀러 가고도 싶고, 퇴근 후에 여유로움도 즐기고 싶은데 공부를 위한 시간이 부족한지라 모두 공부를 위해서 포기했다.
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게 당연했는데, 늦깎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나를 이기는 방법을 배웠다.
드디어 시험을 봤다. 지난주 내내 연차를 쓰고 공부에 집중했다. 연차를 더 넉넉하게 쓸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2주이상 자리를 비우는 건 부담스러웠다. 5일 연차도 큰 마음을 먹은 거다. 다들 어디 좋은 곳 가냐고 물어봤는데 시험준비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서 대충 둘러댔다.
합불여부는 잘 모르겠다. 무서워서 가채점도 안했다. 결과는 한달뒤에 나오는데 그냥 그때 알고 싶다. 어쨌든 나는 진심으로 뛰었다. 간절하게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완주하겠다는 의지도 강해졌다. 공부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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