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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OCN에서 방영하는 보이스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정말 재밌다. 고3 동생도 주말이면 일찍 목욕재계하고 보이스를 기다릴 정도다. 자식들이 모두 나이가 차서 온가족이 좀처럼 텔레비전 앞에 나란히 앉아 있을 일이 많지 않는데 보이스는 그걸 해낼 정도로 재밌다. 보이스는 시즌 1,2,3을 거치는 동안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행해지는 범죄들을 다뤄왔는데, 5화에서는 이주민, 특히 이주민 여성이 얼마나 범죄에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준 편이었다.

사실 아쉬운 점은 시즌 1처럼 남들이 듣지 못하는 아주 미세한 소리를 듣는 강권주 센터장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약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이코패스로 예상되는 도강우 형사의 비밀 이야기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심지어 시즌 2부터 예고되어왔던 도강우 형사의 비밀은 6화를 마친 지금까지 공개되고 있지 않다.)

그리고 '보이스'라는 제목을 망각한 이야기 전개 방식을 제외하고도, 내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싶은 점은 보이스가 기존에 다뤘던 약자를 타겟으로 한 범죄를 다루는 방식이 매우 소비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그냥 자극적인 범죄를 에피소드로 쓰고 버린다는 느낌이다. 전 시즌에서는 약자에 대한 범죄를 지적하고 또 그러한 사회 문제를 사회구성원에게 환기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단지 도강우 형사의 비밀 밝히기 전까지, 들러리 역할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 이번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약자는 언제나 착취의 대상이고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보이스가 도강우 형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범죄에 대해 더 사려깊게 푼다면 시즌 3가 아니라 10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하나 당부하고 싶은 건 절대 약자의 이야기를 들러리 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에겐 한낱 괴담일 수 있어도 당사자들에겐 현실이고 고통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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