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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긴머리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했다. 하도 미용실가는 걸 싫어해서 한번은 엄마가 나를 끌고 집 화장실에서 강제로 머리를 자른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엄마가 왜 이렇게 머리를 짧게 자르고 왔냐며 타박을 늘어놓는다. 인생을 '외모 꾸미기'에만 집중하고 싶지 않아서 이십대 초에 좋아했던 활동을 제한하는 옷이나, 악세사리를 요즘엔 아예 사지 않는다. 귀걸이 사는 것을 특히 좋아했는데 이제 귀걸이를 하도 하지 않아 귀가 막혔고 그림의 떡이 됐다. 여전히 반짝반짝한 걸 좋아해서 '금반지 하나 사볼까...' 늘 고민하긴 하지만 악세사리가 내 인생까지 빛내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1월 말에 스터디 끝내고 집가는 길에 충동적으로 머리를 잘랐는데 무심한 아빠가 머리 잘랐냐고 물을 정도로 짧게 잘랐다. 동생은 내게 애봉이 같다며 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엄마는 어디서 머리를 잘랐냐며 당장 그 미용실 쫓아갈 것이라 언성을 높히셨다. 나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애봉이사진을 보내줬는데 똑같아서 화도 못냈다. 그래서 동생한테 고데기로

 

 

이 머리처럼 스타일링 해달라고 하니 동생이 "Hㅏ..... 손님;; 이건 송혜교예요"라고 말해서 한참 웃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이제는 절대 긴머리로 못 돌아가겠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크다. 옛날엔 어떻게 매일 그 긴머리를 감고 말렸는지... 요즘 내 머리는 그냥 둬도 자연스레 잘 말라서 드라이기도 쓰지 않는다. 시원해보이고 뭔가 좀 더 똑부러지는 느낌이라 내 머리가 좋다.

 

 

사실 긴머리 사진보면 예쁘긴한데... 나는 '예쁘게 꾸민 여성'으로서의 삶보다 가성비 넘치는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제는 사진으로만 추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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