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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기]  - 일본은 두 번을 제외하고 모두 자민당에서 총리를 배출했다. 사실상 자민당 독주이기에, 다음 선거역시 자민당에서 총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민당의 지형의 뿌리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으며, 자민당 내 파벌정치도 이해해야 포스트아베의 후보의 윤곽이 드러난다.

1. 자민당의 지형
자유민주당은 1955년 보수 정당이던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이 합당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그리고 일본민주당은 1954년에 또 다른 보수 정당인 ‘개진당’과 합당해서 만들어진 당이었다. 따라서 자민당 결성 초기에는 사실상 세 개의 정당이 간판만 같이 쓰는 연합 정당의 성격이 강했다.

일본 보수 본류이자 자유당 총재였던 요시다 시게루는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에 서명했다. 자유당계인 요시다는 안전 보장을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는 한편 일본은 경제 부흥에 집중하고 국제적 지위를 회복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계는 일본이 침략국가임을 부정하고, 재군비하며 자주국방 및 자주외교를 표방한다. 일본의 자민당 내 보수극우(당시 비주류로 분류)는 55년 체제에서 갈렸다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대표적인 극우파였고, 아베 총리가 그의 정치적 성향까지 세습한 점을 생각한다면 왜 그토록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 개정에 열을 올리는 지도 알 수 있다.

요시다 시게루의 후계자들 중 이케다 하야토가 ‘굉지회’, 사토 에이사쿠가 ‘목요연구회’ 그리고 일본민주당 총재였던 하토야마 이치로의 후계자들 중 기시 노부스케가 ‘십일회’, 고노 이치로가 ‘춘추회’라는 파벌을 만들었다. 개진당 총수였던 시세미츠 마모루의 뒤를 이은 미키 타케오가 ’정책연구회‘라는 파벌을 만들었다. 한국이 친문, 반문, 친박, 비박과 같이 인물 중심의 파벌이라면, 일본은 이와는 다른 정당 안의 정당 개념에 가깝다.

자민당 내 파벌은 크게 7개로 나뉜다. 앞서 설명했던 세 인물의 후계자들이 만든 파벌에 이어 생긴 파벌들이다. 아베는 가장 다수를 점하는 호소다파에 속해 있다. 아베 총리는 호소다파를 포함해 아소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등의 지지를 받아 총리에 당선되기도 했다.

자민당은 일당체제라고 생각될 정도로 지속해서 총리를 배출해온 당이다. 따라서 자민당을 구성하는 파벌들의 지지를 확보해야만 총리직을 차지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다수파인 호소다파에서는 포스트아베로 거론될 만한 인물이 없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오늘 소개할 5명의 포스트아베 후보 중에서도 호소다파 소속은 없다.

2. 포스트아베 후보

첫 번째 후보는 ‘반아베 노선’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다. 본인이 직접 개설한 이시바파에 소속되어있다. NHK가 5월 15일부터 3일 간 전국의 18세 이상에 대해 무작위로 휴대전화를 통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이 2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차지했다. 그는 자민당 온건파로 분류되는 엘리트 정치인이다. 아베 총리의 라이벌로 뽑히기도 하는데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아베의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시바에 의하면 집단적 자위권은 현행 헌법상에도 인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행사를 법률에 따라 엄밀하게 제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항상 헌법상 문제가 논의되고 이기 때문에 9조 2항을 개정하여 논의가 없는 상태로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한국과 한반도 관련 서적을 읽겠다.”고 말하며 한일관계 회복에 대한 노력을 시사하는 동시에 대한 강경론 입장인 아베와 다른 정치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역사인식에서도 아베총리와는 다른데, 예를 들면 ‘난징대학살은 규모가 어찌됐든 학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 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고, 야스쿠니 신사의 수상 공식 참배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다.

두 번째는 13%차지한 고이즈미 신지로다. 현 환경부 대신 겸 내각부 특명담당 대신을 역임하고 있다. 소속된 파벌은 없다. 그는 2007년 아버지 고이즈미 전 총리의 비서로 정계에 발을 내딛었고 200928세의 나이로 당선된 뒤 4선 의원을 했다. 젊은 정치인임과 동시에 수려한 외모, 게다가 정치명문가 출신으로 많은 일본인들의 선망을 사며 정치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여기에 TPP 체제에 맞는 농업과 복지에 관한 정책에서 정치가로서의 리더십을 보이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차기 총리 후보조사에서 거듭 1위를 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으나 입각 이후에는 업무적 성과보단 특유의 어법이 화제가 되면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그는 2019년 환경부 대신 취임 직후인 922일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큰 문제를 다루는 것은 하고 하고, ‘시해야한다고 연설했는데, 이 야심차 보이지만 의미 없는 말이 웃음 포인트가 되면서 한국에서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후에도 의미 없고, 내용 없지만 거창하게 꾸민 특유의 화법이 화제가 되면서 한국 커뮤니티에서 그는 개그 소재로 쓰이고 있다. 그의 화법이 정치적 전략인지, 역량부족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현재 화법으로 봤을 때, 차기 총리직에 적당한 사람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한일 양국 전문가인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자신과 노선을 달리하는 고이즈미에게 환경대신 자리를 내어준 이유가 다루기 어려운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중책을 주어 정치적 생명을 좌우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현 중의원으로 자민당 정조회장(정무 조사 회장, 당내 정책을 총괄하는 업무)을 맡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다. 소속된 파벌은 기시다파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는데, 한국에 대한 강경한 발언으로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강성 유권자들의 표를 얻고자 하는 전략으로 추측된다.

아베가 인터뷰를 통해 자민당은 인재의 보고라며 포스트아베대해 가장 먼저 기시다 후미오를 언급했다. 아베가 기시다를 추켜세운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부러 연약한 이미지의 기시다를 지원하여 자민당 내 킹메이커역할을 하거나, ‘포스트아베도 아베가 되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아베 총리의 숙원 사업인 개헌을 완수를 위해서다. 당내 거부감이 적고 두루두루 원만한 기시다를 후계자를 내세워, ()아베의 기치를 들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현 지지율 1)의 집권을 피하고자 한다.

현재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아류라는 인상을 희석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색깔을 내려고 하고 있지만,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아베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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