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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카

잉여인간=대학생?

*!*b 2017. 7. 3. 23:30

대학교육이 '쓸모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자신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높은 등록금에 배우는 것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장에서라면, 대학교육은 노동시장에서 한참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해야할 인구가 학교로 감으로써 잉여인구 느는 것이 되니 경제적인 관점에서 쓸모없는 것이 되겠고, 또 등록금이라는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은 없거나 형편없으니 당연히 쓸모없게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중간하게 펜대를 굴리는 것보다 실무적인 일을 배워서 사회에 이바지하고 자신의 경제적 기반을 하루빨리 다지는 것이 당연히 낫다는 그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바다.

나도 대학생이기에 시간이 남아돌 때는 한도 끝도 없게되는 대학생의 속성을 체감하고 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시간 속에서 이것 저것 시도해보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실패를 배워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넘치는 시간의 자유 속에서 나는 깊은 절망과 참신한 각성을 끊임없이 폐기하고 재생산하면서 인간의 내적 '피와 살'을 유지하고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내적 성장의 가치는 어느 지표에도 나타나 있지 않고 조사할 수 없는 문제다. 자신조차 알 수 없을 수도 있는 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과 맞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학과, 목표과, 신념이 없는 자를 어찌 인간으로 볼 수 있겠는가? 그러니 어린 나에게 돈보다 귀한 가치를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경제적 가치를 따지는 것보다 위에 있는 일이며 남은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 토대가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누군가에게 나의 이런 말이 배부를 소리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쫓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좇는 나를 보면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대학교육은 생각보다 '쓸모있다'는 것이며 대학교육에서 경제성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76프로가 넘는 대학진학률이 결코 자발적인 학생이 선택이 아니라 기형적인 사회구조에 의한 것임을 감안해주었으면 좋겠다.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이러한 모순은 우리사회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고충에 대한 대가로 몇년 간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이는 사회를 기형적으로 형성해온 기성세대들이 가져야 하는' 미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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