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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칼럼을 써보라했다. 솔직히 쓰고 싶지 않았다. 일단 복잡한 업무가 하나 늘어난다는 것도 싫었고, 연차도 낮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암묵적인 회사 기조와 내 시선이 달랐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나 눈밖에 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한 셈이다.
면담인지 뭔지, 영문 모를 갑작스런 팀장과의 일대일 점심에서도 팀장는 또 칼럼 데뷔를 해야하지 않겠냐며 칼럼얘기를 꺼냈다.(데뷔라는 표현이 웃기지만 팀장 표현이었다) 애써 못들은 척 했지만 연거푸 두 차례나 칼럼쓰기를 권유했다. 능력, 실력 향상을 위해서란다. '너 정도 연차이니 말해주는 거다, 4~5년차에겐 말도 해주지 않는다, 이대로 멈춰있음 결국 고여 썩게 돼버린다...'
물경력이 두려운 사회초년생에게는 압박, 좋게 말하면 자극이 되는 얘기였다. 듣다 보니 나도 슬슬 약이 올라서 '아 그래? 써줄게'하는 생각을 속으로 했다. 나는 글쓰는 게 언제나 두렵지만, 그런 마음은 문장을 쓰고나면 휘발된다. 칼럼? 그런 종류의 글에선 난 어느정도 훈련이 된 상태다.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그날 바로 칼럼은 완성됐다. 퇴근 직전이었다. 바로 다음 날 퇴고를 거쳐 팀장에게 전달했다. 팀장이 내게 칼럼 지시를 한 후 채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팀장은 '읽어볼게'라는 짧은 답변을 주고는 하루가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금요일까지 답변이 없었고 주말이 끼었으니 침묵의 시간은 더 길어진다. 그렇게 칼럼 타령가를 부르더니, 막상 내니까 피드백도 곧바로 오지 않는 상황.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걱정되는 건 내 글이다. 오랜만에 '써냈다'는 느낌을 준 글이다. 밖으로 보이는 글, 특히 신문사 글은 시의성이 중요한데 이대로 사장된 글이 되어버릴까 짜증이 난다. 그럴 거면 왜 쓰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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