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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김치녀'에 갇히다

*!*b 2017. 11. 20. 23:19
오늘 기사를 하나 읽었다. 학교 '메갈선생'이라 불리는 남교사 이야기였다. 그 선생님이 얘기해주는 10대 남학생의 여성의식 수준은 예상보다 처참했다. 특히 인상에 남는건  여자 선생님이 남학생에게 '김치녀'라는 말을 제지하려다가 "쌤이 아니면 그만이지 왜 그러세요? 혹시 쌤도 김치녀?"라는 말을 들었다는 부분이다.
'한남'의 프레임화에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나도 저 말을 들었다면 말문이 턱 막히고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러링'은 교육자의 입장으로서는 실천하기 부적절한 페미니즘 운동 방법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김치녀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선생도 똑같이 한남이라는 발언을 할 순 없지 않은가. 이런 어려움 때문에 현실에서 많은 여성들은 여성성을 대상화하고 상품화하는 수많은 '규정'들에 맞서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미 학생이 여자를 김치녀라는 프레임에 가둔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본다. 상대를 또 다른 프레임에 가두지 않는 이상 권위있는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으로서 전락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레임화이고 이것이 사회적인 젠더권력이다. 젠더권력은 학생과 선생의 위치도 전복할만큼의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매우 무섭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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