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성주의

현대의 여성할례

*!*b 2017. 7. 25. 22:12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여성의 인권을 제한하는 여성할례가 자행되고 있다. 여성할례란 여성성기의 절제를 뜻하는 말로 여성의 성욕을 억제시킬 목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와 같은 문화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28개국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수단에서는 전체 여성의 85%, 이집트는 60%, 소말리아는 99%, 에티오피아는 98%, 자부티는 98%, 나이지리아는 60% 이상의 여성들이 할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여성할례문화가 뿌리 깊게 정착한 곳은 일부다처제가 보편적이다. 남편이 모든 아내를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할례를 통해 여성의 음핵을 제거하여 성적인 쾌감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특히 파라오식 할례는 남편과 성관계 시에만 봉합부분을 절제하고 남편이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다시 봉합하는 방식으로, 여성이 남성의 성적 상대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알 수 있다.

  할례가 이루어지는 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개발도상국은 전체 사회체제가 구조적으로 상향적인 변동과정에 있는 나라를 뜻하는데,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는 달리 사회구조의 체계가 미흡한 부분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발도상국 내에서 발생하는 여성인권유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흡한 사회체제를 지적한다.

  그러나 과연 여성인권유린 문제가 개발도상국만의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체제가 미흡했기 때문에 여성인권이 보장을 받지 못했다면, 선진국과 같이 제도적으로 발전한 곳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평등한 관계가 보장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선진국과 같이 사회적인 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초적인 신체 폭력대신 고도화된 정신적인 폭력이 여성에게 행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는 여성할례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고 과거에서도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한 국가의 경제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GDP(국내총생산)2015년 기준으로 11위를 차지할 만큼 경제력이 뒷받침되고 전체 국민의 4분의 3이 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스마트기기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선진화된 사회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개발도상국과 같은 사회에게 여성인권신장에 대해 충고를 던질 만큼 진정한 의미 선진화되지 않았다. 여성에게 순결과 정절, 흔히 말하는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정신적인 할례는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국내 최대 영화관인 씨지브이가 여성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지나친 외모 규정을 요구해 논란이 된 사건이 있다. 여성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생기 있는 피부화장을 하고 눈썹 형태가 또렷이 드러나도록 하며 옅은 눈화장과 붉은 립스틱은 필수라는 규정이었다. 회사가 요구하는 규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점 등의 불이익이 뒤따르게 된다고 한다. 남성 아르바이트 노동자 또한 회사가 제시하는 외모 규정이 있지만 기준이 유난히 여성에게만 더 엄격하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남성중심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여성에게 외적인 아름다움을 강요하여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려함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외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게 만듦으로써 여성의 능력 발휘를 제한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현대의 정신적인 여성할례의 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혹자는 한국사회가 오래된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인권이 남성인권과 동등하게 보장되는 것이 아직까지는 어렵지만, 여성인권은 빠른 속도로 증진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와 같은 여성과 관련된 기관을 그 증거라고 제시하곤 한다. 그러나 지난 2001년에 설립되어 16년간 여성가족부가 존립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아직까지 여성인권 발전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여성관련기구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권리 보장이 어려워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중심사회가 조장한 여성다움을 요구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것이 소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여성의 목숨까지 위협 할 만큼 위험한 여성할례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한국 사회에서도 문화라는 면죄부를 주어 여성을 남성과 같은 동등한 인격체로서 대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현대의 여성할례는 개발도상국과 같이 사회 시스템이 미비한 사회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같이 선진화되었다고 자부하는 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남성은 드높은 권위의식을 조금은 내려놓고 여성은 문화의 틀에서 깨어나 스스로 권위를 찾아야 할 때다.

 

'여성주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치녀'에 갇히다  (0) 2017.11.20
성차별은 있다  (1) 2017.10.16
박근혜는 '여성'이 아니다.  (0) 2017.06.26
일의 세계에서 남녀차별 사례와 그 해소법  (0) 2017.06.10
페미니즘이란 학문  (1) 2017.05.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