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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실패한 정치인이다. 애초부터 성공할 수 없는 정치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는 박정희라는 독재의 잔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와는 다른 민주적인 정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다.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괴상한 말로 국민을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나 그는 국민의 염원은 대해서는 단 한번도 고민을 해본적이 없는 듯하다. 그에게 한국은 아버지의 나라이고 자신은 그곳의 공주일 뿐이었다. 박근혜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정계에 재등장한 것 같다.

박근혜 탄핵은 국민에게 무력감과 희망을 동시에 주었다는 점에서 상처이자 영광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여자'이기 때문에 정치에 실패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나라를 말아먹으려 했다는 식의 발언은 매우 경계해야 한다. 박근혜는 '여성'으로 대표될 수 없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성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여자의 몸으로 대통령이 된 그런 대단한 재목이 아니다. 박근혜는 국민을 위한 정치는 물론,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한 적도 없다. 첫 여성대통령이었지만, 여성관료 비율은 5.2프로로 여성관료임명 비율이 한 자리수에 그치며 여성의 사회진출 확장에도 기여하지 못했다. 그는 단지 아버지의 나라에서 왕권을 세습받은 '공주'일 뿐이다. 아버지가 일으킨 나라이기 때문에 자신의 나라였고, 자신의 것이라는 논리 하에 최순실과 함께 나라의 곳간을 털고 국민을 농락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의 정치실패는 '여성'이어서가 아니다. 박근혜의 탄핵과 보수의 몰락은 박정희 시대의 종말이며 독재정치의 청산이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뜻하는 것이다. '여자'이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발언은 본질을 깨닫지 무지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를 비판하고 비난할 때, '그 여자가 문제야'라며 여성성을 들먹이는 것이 매우 불쾌하다.  그의 정치가 가능했던 것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라는 '남성'의 그림자 덕분이었다.  박근혜라는 사람을 필두로 대다수의 남성이 떠받치고 있었다는 점도 잊으면 안된다. 왜 부역자인 '우병우'에는 성별이 부각되는 욕을 하지 않는가?

정치적으로 박근혜는 아버지의 그림자라는 남성성이 분명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남성성을 이용해 대통령이된 정치인 박근혜에게 '여자'라서 정치에 실패했다고 말한다. 남성성을 필두로 대통령까지 당선된 사람이지만 정치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여성성을 들먹이고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박근혜는 여성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여성이 아니다. 정치인 박근혜는 박정희의 독재의 잔재로 남성성을 전제로 하며, 박근혜는 여성성을 근거로 정치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가 크게는 '여성'이어서 탄핵당했다는 말과, 작게는 그 '여자'가 정치를 못했다 등의 여자를 들먹이며 비난하는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  

박근혜는 여성 정치인의 실패가 아니라 박정희라는 남성 정치인으로 시작된 구시대의 최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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