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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페미니즘이란 학문

*!*b 2017. 5. 31. 22:11

학교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학교 강의실에서 웃고 떠드는 여자들이 꼴보기 싫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읽자마자 갑갑함이 몰려왔다. 왜 항상 분노는 약자를 향하는가?

자신이 이런 생각이 자신을 우월한 집단으로 규정하고 다른 집단은 타자화한 히틀러의 사상과 똑 닮아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히틀러의 타자화는 큰 죄고 여자를 타자화하는 것은 용인할 수 있는 것인가?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무력감을 느낀다.

특히 요즘 전공수업으로 외교, 안보 그리고 전쟁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이 세상이 모두 남성의 언어로만 이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재와 같이 어려운 외교나 안보상황이 두렵기만 하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또 다시 그나마 신장한 여권이 다시 추락할 것 같기 때문이다.

김치녀, 된장녀 온갖 단어에 '녀'자를 붙여대며 여성을 타자화하기 바쁜 이 사회의 남자들이 무섭다. 세상에 남혐은 없다. 약자는 강자를 혐오할 수 없다. 다만 두려워할 뿐이다.

솔직히 한국은 분단이라는 상황에 속해있기 때문에 여권 신장이 어렵고 기득권층에 속하지 못한 남성 또한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한국 페미니즘이 넘어야할 산인 것 같다.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 계속해서 설득하는 것. 나는 좀 어렵다. 조금 지친다.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이유는 '꼭 페미니즘 책 읽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 페미니즘 운운한다'라는 댓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페미니즘에 제대로 대해 배우고 그런 댓글을 남긴 사람과 여혐으로 가득찬 너희들을 밟아주겠다는 심정으로 읽었다. 처음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를 체득했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정말 잠시 뿐이었다.

페미니스트가 설득해야할 상대는 너무 거대했다. 기득권층 남성들, 기득권층에 속하지 못한 남성들, 남성에 언어에 갇혀버린 여성들,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는 여성과 남성...... 사회각층의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 상대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머릿속이 잘 정리가 되지않는다. 페미니즘은 여성뿐만 아니라 사회를 아우르는 방대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책 한 권으로는 내 갈증이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이제는 누가 피해자고 가해자인지 구분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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