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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의 바람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투는 자신이 당한 성폭행 사실을 밝히며 그 심각성을 밝히는 운동이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피해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앞으로 있을 피해를 방지하고 묻혀있던 가해자의 잘못을 사회적으로 물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운동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가한 성폭행 사건에서 남성의 '범죄행위'보다 여성이 느끼는 '수치심'이 강조되었다면, 이제는 사회가 남성의 반사회적, 반인륜적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다.

남성주의 사회가 만들어 온 사회에서는, 여성의 성은 '순결'한 것으로 간주되어 여성이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되더라도 성폭행 사실을 숨겨야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드러내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는 남성의 '가문'에 수치가 되기 때문이다. 여성 개인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과는 상관없이 단지 여성이 속한 가문에 누가 되기 때문에 수 많은 여성들이 자결을 하고 피해 사실을 가슴 속에 묻은 채 죽어갔다. 사실 은장도는 여성의 호신용품이 아니라, 남성의 명예의 상징이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여성의 '성'을 짓밟아왔다. 여성의 성은 남성의 권위, 명예에 맡겨진 채 여성 스스로에 속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여성은 성폭행 당한 사실을 사회에 폭로함으로써 자신의 주체적 성을 되찾고 있다. 

'네가 그런 행실을 해서, 네가 그렇게 짧은 옷을 입어서'등의 갖가지 이유를 들며 여성에게 책임을 묻고 남성의 성폭행 가해 책임을 희석해왔던 과거와는 다르다.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주변의 방관으로 여성을 유린했던 남성이 미투와 위드유라는 '사회연대'의 힘으로 철저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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