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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여대생'

*!*b 2018. 4. 18. 23:45
요즘 아니, 예전부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판을 치고, 여성대상 범죄가 미디어 컨텐츠 소재가 되어 소비되고 있다.

범죄자에게 범죄 행위의 윤리적인 책임을 묻기보다 어떻게 여성이 굴욕적인 방식으로 범죄 피해자가 되었는지에 집중하며 피해자의 수치심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범죄행위를 소개한다는 명분으로 혹은 여성들에게 미래있을 범죄에 대한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사회구성원에게 노출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범죄자의 출현을 예방하기보다는 여성의 '옷차림'과 '행동거지'를 제한하며 범죄 피해의 책임까지 여성에게 묻는다. 뿐만 아니라 범죄의 희생양이 된 여성을 가장 '자극적'으로 헐벗기며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

어느 날은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아 밤에 혼자 이어폰을 끼고 산책을 하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괴한을 만나 범죄 피해자가 되면 '여대생'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되겠지. 나는 피해자이지만 마치 내가 저지른 살인사건인냥 여대생 살인사건으로 언론에 보도 되겠지. '여대생'이라는 자극적 네임으로 사람들은 내가 어떤 인간이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뒷전이고 내가 어떤 식으로 성폭행을 당했는지 궁금해하겠지. 동정이란 가면을 쓰고 나를 가십거리 정도로 소비하겠지.

피해자가 된 것도 억울한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어서도 성적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런식으로 여성을 이용하는 사회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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