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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얼른 집에 가서 떡볶이를 먹고 싶은 마음이지만, 마지막 캐리어를 싸면서 아쉬움이 스치기도 했다. 사실 여행이 끝난다는 아쉬움보단, 앞으로 뭐하면서 살지하는 고민이 더 크다.
복학은 사개월 넘게 남았고, 여행온다고 다니던 알바도 때려 치웠으며, 교환학생은 토르플 취득 실패로 물 건너간지 오래다.
우즈벡에서는 봐야할 것, 해야할 것 투성이었는데 정작 내 나라에서 내가 할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여행에서 스물셋의 체크리스트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행에 집중하느라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뭐하면서 살지. 뭐하면서 살까. 진짜 모르겠다. 돈 많이 벌어서 차도 사고 집도 사고 싶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긴 여행이 내 미래를 해결해 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남은 건 가벼워진 호주머니다. 교환학생 간다고 모아두었던 돈도 이번 여행에서 거의 탕진했다.
2주 여행은 너무 짧았나 싶기도 하다. 빚이라도 얻어서 더 해외에 있을 걸. 여행하면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아니다.
한 번의 여행으로 모든 인생의 어려움이 떨쳐질 거라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다. 정말 어리석었다.
굳게 마음먹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모래성 같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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