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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 4.2 <인천 - 카자스흐탄 알마티 - 누르술탄(전 수도명 아스타나)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 누르술탄 - 인천>

In 우즈벡 일정 <타슈켄트 - 히바 - 부하라 - 사마르칸트 - 타슈켄트>

내가 우즈벡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히바이다. 타슈켄트에서 멀리 떨어져있다고 후순위로 밀려나서는 안된다.웬만한 관광지는 다 둘러본 내가 추천하고 싶은 1순위 관광지는 히바이다.

타슈켄트에서 솔직히 말해 별볼일 없었던 3일을 보낸 뒤, 14시간 정도의 야간 기차를 타고 히바역에 도착했다. 기차 내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거의 비슷하다. 우즈벡 사람들은 장시간 기차 탑승에 대비해 많은 음식을 준비해온다. 내 앞자리 앉은 할머니께서도 엄청난 음식을 준비해오셨다. 인심 좋은 할머니는 나에게도 이것저것 권하셨다. 나는 한국에서 투투(러시아 기차표 예매 사이트)를 통해 예매를 하였고, 타슈켄트 남부역(타슈켄트역인지, 타슈켄트남부역인지 잘 확인할 것)으로 가서 이티켓을 확인받은 후 기차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즈벡은 기차탈 때 꼭 짐검사를 한다.

 지루할 것만 같았던 14시간은 생각보다 설렜다. 기차 안에서 읽으려고 '이방인'이라는 책도 가져갔다. 자국에서 벗어나 이국 생활의 고단함을 얘기하는 내용인 줄 알고 해외에서 읽으면 정말 좋겠다 싶어 챙겨간 책이었는데 내가 예상한 내용과는 한참 달랐다. 그냥 극도의 개인주의에 심취한 남성이 사회에서 벗어나 이방인마냥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해외에서의 짙은 고독을 책으로 잠깐 체험해볼까 했는데 실패. 히바가는 길에 알게된 건데 히바는 사막지역이다. 얼마나 준비를 안 했으면 자기가 사막가는 것도 모를까. 핸드크림, 바디크림 하나도 안 챙겨와서 건조해 죽는 줄 알았다. 손등과 손톱은 다 텄다. 우즈벡은 기차 안에서 음식을 서로 나눠 먹고,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현지인 피셜) 나도 기차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을 나눠받았다.

히바역

히바역에서 내려 역사로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샹들리에가 너무 예뻐서. 히바역 밖으로 나가서 또 놀랐다. 너무 깔끔하고 예쁘게 역 주변을 꾸며 놓아서. 우즈베키스탄의 기차역들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첫째날은 구름이 많이 꼈다. 그래도 그 구름의 모습마저 웅장해서 너무 좋았다. 모래하고 어울리는 칙칙함이 참 마음이 들었다. 히바역에서 이찬칼라에 있는 숙소까지 20,000숨 이었다. 히바는 얀덱스택시를 이용할 수 없다. 이찬칼라 내부에 있는 미나렛,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150,000숨 주고 구입하였다.

Shaherezada 호텔 조식은 정말 맛있다. 아침에 나오면 미리 차려져 있어 대접받는 느낌이 난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추천한다. 유료 세탁서비스도 있는데, 사천원 정도의 가격에 속옷과 양말까지 다림질 해줘서 깜짝 놀랐다.

이찬칼라입구(이찬칼라의 문은 동서남북 4개)

둘째날은 계 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정말 좋았다. 사막에서도 이렇게 쾌적한 날씨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바람이 차가워 그늘에 있으면 서늘했고 그늘이 없는 곳은 더웠다. 참고로 나는 경량패딩에 기모있는 맨투맨을 입고 있었다. 이찬칼라 내부는 엄청 크지 않아서 다리로 돌아다닐 수 있다.

백문이불여일견.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 우즈벡은 물가도 정말 싸고(한 끼에 5000원 이하) 사람들도 꽤 친절하다. 붙임성 없는 나에게도 친구가 생길 정도니까 말 다했다. 한 번은 이찬칼라 관광지에서 벗어나 골목길을 누비고 있는 중이었는데 어떤 아이와 엄마로 보이는 가족이 수말락(밀의 맥아와 곡분을 갈아서 오랫동안 끓인 죽 정통음식의 일종)을 만들고 있었다. 나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가마솥에 길고 큰 막대기로 수말락을 젓고 있었는데, 나에게도 저어보라며 막대기를 양보하기도 했다. 내가 언제 수말락을 저어볼까 싶어 냉큼 막대기를 잡았다.

우즈벡 장점

  • 1. 엄청 저렴한 물가(택시비, 음식점 모두 저렴)
  • 2. 친절한 사람(외국인에 호의적인 태도)
  • 3. 치안 좋음(혼자 여행하는 내내 안전했음. 밤에도 돌아다녔음)

우즈벡 단점

  • 1. 엄청난 시선(고개를 꺾어가며 나를 쳐다봤다,,)
  • 2. 질긴 택시기사 호객행위 및 택시비 사기(한번 된통 당했다,,)
  • 3. 내 입맛에 안 맞는 음식

우즈벡 특이점

  • 지방으로 갈수록 러시아어보다 우즈벡어 사용
  • 큰 도로에 횡단보도 없음 눈치봐서 알아서 건너야 함
  • 샤워 시, 왼쪽과 오른쪽 물 손잡이(?)를 돌려가며 수온을 맞춰야 함
  • 무슬림 사원에 여자 출입금지(굉장히 짜증났음)
  • 아직도 티코가 있고 창문을 손잡이로 돌려서 내리는 차도 많음
  • 거주증(하루에 2달러씩 외국인 세금같은 걸 내야함)을 체류일정만큼 호텔로부터 받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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