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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아빠가 갑자기 입원을 하고 무릎 수술을 했다. 나는 다시 알바를 시작하고 다시 한 번의 휴학을 고민하게 되었다. 더우면 더운 곳에서, 추우면 추운 곳에서 몸쓰는 일을 하는 아빠의 수술은 연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내내 담담해보였던 엄마는 아빠가 수술실에 들어가자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4년 전, 내가 고3일때도 아빠는 왼쪽 다리를 수술한 적이 있기에 아빠의 수술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는 할머니를 여읜 기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보였다.

엄마의 눈물은 언제나 내 콧끝을 찡하게 만든다. 나이를 먹으니 가족의 짐을 엄마의 어깨에만 싣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가능한 많이 지고 싶어 휴학을 고민하게 되었다. 일 못하는 아빠 대신 나라도 돈을 벌어 생계에 보탬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생 꼬이는 건 정말 한 순간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하나 무너지면 집안의 생계가 어렵게 되는, 그런 바람 앞의 등불같은 삶을 살고 있으면서 나는 누구보다 게으르게 살고 있었다.

아빠가 수술하는 내내 오만가지 생각과 걱정이 스쳐갔다. 다행히 아빠는 수술이 잘 됐다. 타고난 재생력으로 회복도 무척이나 빨랐다. 육개월이나 병상에 누워있었던 4년전보다 수술이 간단한 편이었는지 수술 다음날 부터 아빠는 걸어다니기 시작했고, 삼일 전에 퇴원했다. 내 걱정은 걱정에서 그치게 되었다. 휴학 생각은 곱게 접고 오늘은 새학기 시간표도 짰다.

절망과 희망, 후회와 반성의 2주였다. 이젠 진짜 열심히 살아야지 이런 다짐을 잔뜩했다. 얼른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하고 취업해야지. 그냥 소박하게 가족들하고 오래오래 같이 살고 싶다. 넷이 살기 좋은 집 하나 사서 엄마아빠 모시고 그렇게 살고 싶다. 가족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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